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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번호 20번

“ 이 별도 내 별, 이별도 내 별♪ "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수수한 인상을 풍기는 아가씨야. 혈색이 별로 좋지 않은데다가 호리호리한 체형이어서 꼭 어딘가 아픈 사람 같아, 세게 치면 쓰러져 버리지 않을까? 맨살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답답한 복장과 짧은 가죽 장갑과, 그 사이로 살짝 드러난 창백한 손목이 눈에 띄지. 아, 그리고 어디서 산 건지 나이에도 맞지 않는 불투명한 분장용 안경을 쓰고 있어. 옆에서 그놈의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훔쳐보려고 했는데 테가 굵어서 그것도 잘 안 되더라고.

머리카락이 무지하게 길어. 양갈래로 땋아놓은 것만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데 풀면 발목까지 올지도... 원래 머리색은 어두운 밤하늘색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색깔이 빠지는 건지, 중간쯤부터 서서히 새벽하늘 색으로 변하는 거 있지. 앞머리에 십자 모양으로 겹쳐 꽂은 실핀이랑 파랗고 노란 머리핀을 주렁주렁 달아 놨어,

오른쪽에는 빨간색으로. 정말이지 자기 성격만큼이나 이상한 취향에 색감이야.

군데군데 조금씩 닳았거나 살짝 색이 바랜 걸 보면 코트도 바지도 꽤 오랫동안 입었던 것 같아. 바지는 청바지보다는 올이 굵은 면바지 같은 느낌이던데, 딱 붙는 게 불편하지도 않은가봐.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가죽 롱부츠는 5cm 정도의 굽이 있거든, 작은 키도 아닐 텐데 굳이 불편하게 저런 걸 신고 다닐 필요가 있을까... 키 얘기가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체형만 보면 꽤 남성적이라고 해도 괜찮을걸? 근데 키가 크면 뭐해, 맨날 노인네마냥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는걸. 허리 펴면 176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돌아다니는 걸 보면 170 정도밖에 안 될 것처럼 보인다고.

 

 

이름

 

스텔라 / Stella

 

 

나이

 

20세

 

성별

 

여성

 

 

176cm (체감 170cm / 굽미포 171cm)

 

 

몸무게

 

57kg

 

 

성격

 

"몰라서 그랬어요, 다음에는 안 그럴게요♪"

천진난만한.

하는 짓을 보고 있자면 꼭 열몇 살 먹은 어린애 같아. 어린애 중에서도 유난히 아이같은 애들 있지, 별 생각 없이 실례를 범해놓고 씨익 웃어버려서 차마 뭐라 화를 낼 수가 없는 친구들.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나이에 비해 장난스럽고 천진해서 나잇값 못한다는 말이 아주 안 어울리지만은 않아. 그래도 약속은 잘 지키고 미안하다 고맙다 얘기도 꼬박꼬박 하고 다니는 걸 보면, 그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전부 진심인 듯해.

 

"아~ 무슨 얘기 하고 있었더라, 그보다 나 오늘 달팽이랑 춤을 출 거예요."

기묘한.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기묘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다니 조금 우스운가? 하지만 그를 보면 정말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는걸. 기묘하다, 특이하다, 이상하다, 엉뚱하다. 어쨌든 평범한 사고 체계를 가진 사람은 아냐.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듯 싶다가도 갑자기 동문서답을 한다거나, 말의 앞뒤 조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거나, 마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불똥 같아.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데, 꼭 머릿속에서 생각이 만들어지는 길이 잔뜩 꼬여 있어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아무거나 튀어나오게 된다는 느낌... 이지만, 저 친구 속에 내가 들어가 본 적은 없으니까 정확히 어떤지는 알 길이 없지.

 

"천천히 해서 그렇지 언젠간 다 한다니까요."

느긋한.

그는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그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차나 한 잔 내릴 듯한 사람이야. 느긋하다 못해 무사태평하지, 웬만한 일에는 개의치 않고 자기 할 일을 계속하더라니까. 그게 자신과 관련된 일이든, 남의 일이든 저가 흥미롭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면 조금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아. 그 흥미의 기준이란 것도 대체 뭔지, 어제 재미있어하던 일도 오늘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뚱딴지 같은 소리나 하는 게 비일비재해. 아무튼 빠릿빠릿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니까. 아무리 급한 일이어도 느릿느릿 여유롭게 움직이는 게, 누가 보면 무슨 나무늘보라도 되는 줄 알겠어.

 

"이 정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죽기밖에 더하겠어?"

겁없는.

무모하다, 가 더 나은 표현일지도 몰라. 자기 자신을 그리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냥 뭐가 어떻게 되든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쪽 같아.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사람의 분위기나 낯빛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은 다 하더라고. 회사 같은 곳에 부하직원으로 취직하게 된다면 상사 앞에서 헛소리를 늘어놓고서는 하루도 되지 않아서 쫓겨나올걸?

 

설정

 

"나는, 별이예요."

그는 자신이 별이라고 믿고 있는 모양이야. 입버릇처럼 자신은 별이라고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가 죄를 지어 그만 떨어져 버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사실인 것마냥 주절대거든. 어디 그뿐인가? 헛것도 보고 듣는 것 같던데. 그 얘기 하는 걸 몇 번 들어봤는데 별이 춤추고 있다나, 자기가 하늘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했다나 뭐라나, 좀 이상한 친구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 주자고.

뭐라더라... 정신분열증 증세라고들 하던데. 어렸을 때 좀 험하게 자랐나? 안된 일이긴 하지만 종종 이상한 얘기를 하는 것 말고는 주변에 특별히 끼치는 해는 없으니까 말이야.

 

"하나 줄까요? 원한다면 다섯 개도 줄 수 있어."

본인 입으로는 자신이 멀쩡하다고 하지만,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가 아프다고 생각했으니 나으라고 약을 처방했지. 그 점에 대해서는 의외로 별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아니, 가끔 보면 오히려 약을 달고 산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해. 어린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온 몸으로 나 아파요, 하고 이야기해서 시선을 끌고 싶어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어쨌든 나라면 약 먹는다는 건 숨기려고 할 것 같은데, 숨길 생각은 전혀 없어 보여. 하긴 자기가 제정신이 아닌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으니까 별로 부끄럽지 않은 거겠지.

약 먹는 걸 보면 꼭 사탕이라도 먹는 것 같아. 새끼손톱 정도 크기의 하얀 알약을 물도 없이 한 번에 서너 알씩 입안에 털어넣더라니까. 장담컨대 저건 절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적정량은 아닐 거야.

 

"... ...프흐흐..."

저 친구, 언제나 묘하게 미소짓고 있는 얼굴이지만 한 번도 크게 소리내어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웃었다 하면 늘 프흐흐,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더라고. 가뜩이나 낮게 잠겨서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면서, 저런 건 또 어디서 배워 온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건드리지 말아줄래요? 별님한테 실례야~♪"

다른 사람들과 닿는 것을 싫어해. 실내이든 실외이든 항상 저렇게 장갑까지 꽁꽁 싸매고 있는 것도 그래서 그런 것 같지? 어쩌다 옷깃이 스쳤다 싶으면 누가 뒤에서 놀래킨 것마냥 멈칫하고, 멀쩡히 대화하다가도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건드리려고 하면 순간적으로 물러서며 어색하게 웃어버려. 다른 건 하나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제 몸이 무슨 엄청 귀한 보석이라도 되는 줄 아나보지?

Unknown Track - Unknown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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